2022. 7. 26. 10:12ㆍ디자인
*뻘글 작성자 : 루릭 (blog.naver.com/luric)
오랜만에 참신한 디자인 사례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야마하 디자인 랩과 ECAL의 협업으로 탄생한 몇 가지의 뮤직 플레이어 디자인입니다. 야마하 디자인 랩(Yamaha Design Lab)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야마하 브랜드의 디자인 팀이 되겠고, ECAL은 산업 디자인하는 분들에게 익숙한 스위스 로잔 예술 대학교(University of Art and Design Lausanne)입니다.
다음의 영상에서 각 프로토타입 기기들이 어떤 동작을 하는지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디자인 프로젝트의 주제는 '음악 감상의 물리적 경험'으로 보입니다. 음악을 다루는 행위, 음악을 재생하는 매체의 종류 등에 따라서 한 가지 주제를 뽑고, 그 주제 하나만 뚜렷하게 물리적 장치로 만들어냈습니다. 이를테면 지금 이 사진 속의 장치는 LP 음반의 재생 방식을 길쭉한 세로 막대에 두고 재생합니다. 아날로그 레코드의 소리보다는 LP 음반이 회전하는 모습을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가지 뮤직 플레이어 중에서 레코드 플레이어는 커다란 앨범 아트와 원형 음반의 회전 장면이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귀로 듣는 부분보다 눈으로 보며 느끼는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뮤직 플레이어를 케이스 속에 넣지 않고 금속 기둥에 각 파츠를 부착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과 벨트 등을 모두 노출하여 소리가 생성되는 과정을 관찰하도록 해줍니다. 금속 기둥을 지지하는 베이스 부분을 멋진 질감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서 시각적 측면에서도 무척 아름답고 간결합니다.
이 장치는 여러 개의 입력을 지닌 홈 오디오 스피커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올인원 스피커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제품의 사용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네 개의 입력을 스위치나 버튼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세로 방향으로 당겨 올리는 막대로 다루게 됩니다. 각 입력단에 연결된 소리의 비중을 막대의 높이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각 막대의 앞에는 보드 마커로 간단히 글씨를 써두는 공간이 있어서 각 입력의 종류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적어둡니다.
전자 제품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음향 기기들의 복잡한 인터페이스는 늘 난제가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물리적 인터페이스가 있다면 사용이 훨씬 편리할 것입니다. 막대를 쭈욱 뽑았다가 누르는 흥미로운 경험도 새로운 즐거움이 되겠습니다.
이 장치는 짧은 영상과 설명으로는 모두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인공 지능을 사용해서 음악 연주자의 연습을 돕는 뮤직 플레이어라고 합니다. 라디오 안테나처럼 생긴 막대가 지휘봉처럼 움직이면서 음악을 재생합니다.
이 기묘하게 생긴 장식물들은 ASMR 사운드를 물리적으로 재생합니다. 레코딩된 ASMR 음반이 아니라, 간단한 구조의 실제 장치를 통해서 실제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조용한 소음인데, 그 소음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의 장식적 효과도 아주 좋아 보입니다.
네모난 목재 프레임 속에 스피커가 있으며, 프레임 아래쪽에 사용자가 소중히 여기는 물체를 놓아두면 해당 음악이 재생됩니다. 물체의 무게를 인식해도 될 것이고, NFC 태그를 사용해도 되겠지요? 이 프레임 스피커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과 아끼는 물건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매개입니다. 그리고 역시... 미니멀 디자인이 멋집니다.
이 장치는 여러분 중에서도 데스크탑 PC에서 소리 동기화 기능이 있는 LED 스트립으로 구현해둔 경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디자인의 측면에서 보다 직접적이며 완성된 느낌을 줍니다. 라이브 공연 현장에 갔을 때의 기분을 최대한 살리도록, 공연 조명 색상과 동기화되는 상단 조명이 두 개 있으며 좌우 스피커도 무대의 대형 스피커처럼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라이브 공연 자체를 미니어처로 만든 듯합니다.
이렇게 보면, 뮤직 플레이어의 구조와 형태에 따라서 사람들이 음악을 생각하고 다루는 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디자인 프로젝트 제품들이 모두 실용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현재의 뮤직 플레이어 디자인이 훨씬 다양하게 세분화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미 편리하게 쓰고 있는 것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더 쉽고 간결하게 만들면서도 음악의 물리적 경험을 새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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