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모빌리티의 휴대에 대한 고민

2020. 6. 28. 08:46테크놀러지

시작부터 확실히 말하건대,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장치들은 인류에게 많은 피해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1인용 탈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음'은 무척 편리한 개념이지만, 현재의 도시 환경은 '자유로운 1인용 탈것'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시 구조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되어 있으며 아무리 환경 문제가 심각함을 알려도 자동차 소유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도로 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유저들의 부족한 매너 또한 사회적인 반감을 유발합니다. 전동 스쿠터가 인도에서 시속 20km 넘게 주행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겪어보면 아실 겁니다. 전동 스쿠터 모는 인간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람들 사이로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고 불쾌합니다. 게다가 비좁은 인도나 자전거 도로, 심지어는 한강 대교들의 길목 중앙에도 전동 스쿠터를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동 스쿠터는 배터리와 프레임이 하도 무거워서 일단 전원이 꺼지면 옮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의 도시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의 수를 줄이고 도로를 자전거와 퍼스널 모빌리티 중심으로 개편하면 그 때부터는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1인용 탈것의 전성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비즈니스 분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연구, 개발이 진행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이런 흐름 속에서 현재의 젊은 개발자들은 '퍼스널 모빌리티를 어떻게 휴대할 것인가'에 상당한 고민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강 대교들의 좁은 길목에 떡하니 세워진 전동 스쿠터를 옆으로 치우려고 해도 그 엄청난 무게에 기겁할 정도인데요. 전동 스쿠터나 비슷한 탈것을 개인이 아주 쉽게 휴대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이런 문제는 없어질 것입니다. COCOA MOTORS라는 스타트업에서는 이제 '워크카(Walkcar)'라는 제품을 진짜로(?) 출시한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아주 작은 패널처럼 생겼으며 각 바퀴 속에 들어있는 모터로 주행하는 제품입니다. 아래의 영상에서 동작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COCOA MOTORS

www.cocoamotors.com/

 

13인치 노트북 PC와 유사한 크기라고 합니다. 저렇게 토트백에 담아도 될 정도라니 '실제로 휴대할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가 되겠습니다.

 

ERATO Kawahara UIN Project에서는 또 다른 방향의 퍼스널 모빌리티 휴대를 고안했습니다. 일반적인 탈것의 개념이 아니라 '이동하는 가구'에 가까운 아이디어인데요. 풍선처럼 부풀려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크게 부풀리기까지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장벽으로 보이지만, 안정적인 크기의 탈것이 되며 덤으로 공기 쿠션까지 제공하니 예상보다 편할 듯합니다. 아래의 영상에서 '포미오(Pomio)' 컨셉의 실제 동작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mio

https://poimo.akg.t.u-tokyo.ac.jp/

 

퍼스널 모빌리티를 포함하여 자동차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차의 공간화 등은 사회 구조의 변혁이 있어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이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계획하고 바꿔나가야 할 텐데요. 지구를 뒤덮고 있는 엄청난 숫자의 자동차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막막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편리한 이동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 커지고, 많은 회사들이 퍼스널 모빌리티 장치들을 만들어낼 터이니, 우리는 한동안 계속 인도에서 폭주하며 아무 곳이나 주차하는 전동 스쿠터에 시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개인이 직접 휴대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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